이월/5
 

거의 날마다 만나는 할머니(치매를 앓으시는)는 요즈음도 어김없이 들판과 하천 둑을 쉼 없이 오고가신다. 조금씩 더 추레해지시면서 허공을 향해 무언가를 끝없이 중얼거리시는 것이 더욱 심해지신 거 같아 안타까웠다.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할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일찍 죽은 후에 재혼을 한 며느리와 오랫동안 함께 살고 계신다고 했다. 며느리나 그의 남편이 아무리 잘 모신다 한들 할머니의 마음이 어찌 편안 할 수가 있었을까 싶다. 
어떤 상황을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 몸이 스스로 기를 꺾어버린다는 것처럼, 할머니의 치매도 그렇게 무언가로부터 그만 돌아서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슴속에 묻고 살았던 아픔들을 할머니는 날마다 허공을 향해 뱉어내는 것은 아닌지..... 그 누구도 다 알 수 없고,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켜켜이 쌓인 서러움들이 다 빠져나가면  가볍게  훨훨 날아가시라. 훠이훠이 춤추며 떠나시라. 기원한다.


by 이화 | 2009/02/05 18:48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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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날 닮은 詩 at 2009/02/05 20:50

제목 : 거꾸로 가는 생
거꾸로 가는 생은 즐거워라 나이 서른에 나는 이미 너무 늙었고 혹은 그렇게 느끼고 나이 마흔의 누이는 가을 낙엽 바스락대는 소리만 들어도 갈래머리 여고생처럼 후르륵 가슴을 쓸어내리고 예순 넘은 엄마는 병들어 누웠어도 춘삼월만 오면 꽃 질라 아까워라 꽃구경 가자 꽃구경 가자 일곱살바기 아이처럼 졸라대고 여든에 죽은 할머니는 기저귀 차고 아들 등에 업혀 침 흘리며 잠 들곤 했네 말 배우는 아기처럼 배냇니도 없이 옹알이를 하였네 ......more

Commented by 감성 at 2009/02/05 19:39
제 아내가 요양사 실습을 하던 중에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더군요.
치매에 걸리신 분들은 최근 기억부터 차근차근 잃어가다가 아이처럼 변해간다고 합니다. 벽에 분을 바르면 영유아의 단계로 본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마지막을 떠나시는 거 랍니다. 슬퍼집니다.
Commented by 이화 at 2009/02/06 22:32
치매는 정말 슬픈 병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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