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자정 무렵부터 눈이 내렸었다.

펑펑 내리다가 이슬비처럼 내리기를 반복하는 걸 바라보느라 잠을 놓쳤었다.
오늘은 낮미사를 드리고 성탄 잔치마당에서 점심도 먹고 하저마을에도 갔었다.
반겨주시는 도향 사장님 부부께서 군고구마를 구워주시고
자연 염색으로 빛고운 손수건을 성탄 선물로 주셔서 낼름 받아왔다.
성탄 미사를 제대로 드린 것도, 잔치마당에 어울려본 것도, 돌아보니 10년 만인 것 같다.
요즘 한 해를 마무리한다는 마음도 크지만 이제는 누가 보아도 안정된 모습이라고 얘기하고,
안부를 묻는 지인들에게도 그렇게 편하게 대답한다.
짧지 않는 세월이나 그 세월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음을 순순히 수긍하는 것이다.
앞으로 나에게 남은 시간들이야 생의 끝자락이 될 수 밖에 없겠지만, 그래서 더욱 밝게 살고 싶다.
그 누구의 삶도 "맑고 밝은 마음"으로 산다면 더 바랄게 없다는 것이 한결같은 나의 믿음이다.
새해를 맞을 때마다 항상 마음을 추스르곤 했지만, 이번에는 다시 한 번 더 추스른다.
그리고, 오늘 이 엽서가 "까치내 엽서"의 마지막 글이 될 것 같다.
엄마같지 않는 엄마를 묵묵히 기다려준 아이들과
변함없는 사랑으로 지켜주고 다둑여주신 고마운 지인들과
보잘것없는 얼음집을 잊지않고 늘 찾아와 주시고
이곳을 통해서 좋은 인연을 맺어온 모든 분들께
고개숙여 고마움과 사랑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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